"팬텀 블루 미스트에게는 라이벌이 있는데, 알고 계십니까?" 기자 하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묻습니다. 그 말에 양 손등을 겹친 채 턱을 괸 명탐정이 느긋하게 웃으며 대꾸합니다. 거들먹거리는 태도입니다. "그런 신참 형사로는 한참 부족하죠. 그런 좀도둑 하나 잡지 못하는 경찰이라니, 무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훔친 것을 돌려받은 적은 있어도 완전한 포획에 실패했잖아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천재 명탐정으로서 더는 손 놓고 있을 수 없죠." "저라면 할 수 있습니다. IQ 200의 천재적인 두뇌로, 제가 반드시 잡아 보이겠습니다." "명탐정의 이름을 걸고!"
어느 날 밤 탐사자가 눈을 뜨자, 낯선 장소에서 자신이 수갑을 차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수갑의 한쪽 끝에 연결된 건…… 다름 아닌 팬텀 블루 미스트?!
그때의 사건 이후로도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팬텀 블루 미스트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지만, 강한 빛이 있으면 어둠도 따라오기 마련이죠. 어느 순간부터 괴도를 향한 소문들이 도시에 퍼져가기 시작합니다. 아주 악질적인 소문이 말이에요. “또 안개꽃이 발견됐어.” 그중 가장 두드러진 건, 팬텀 블루 미스트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한 달 전부터 도시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은, 그 방식도 대상도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별개의 사건으로 취급되었습니다만, 현장에는 언제나 푸른 안개꽃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야 팬텀 블루 미스트가 자신의 상징으로 안개꽃을 쓰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고, 살인자가 단순히 사칭했을 수도 있겠지만…… 범죄자를 어떻게 믿겠어요? 이제 도시의 사람들은 팬텀 블루 미스트를 두려워하고, 미워합니다. 이에 대해 어떤 감상을 품든 간에, 당신은 훌륭하고 믿음직한 경찰이잖아요! 자, 어서 출동합시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 다니는 죄 많은 그들…… 사이에서도, 경찰을 우롱하며 훨훨 날아다니는 푸른 안개의 괴도! 이번에는 꼭, 반드시…… 그를 붙잡아 보이겠어요!